근대 일러스트의 아버지로 불리는 폴 귀스타브 도레(1832~1883)는 판화가, 삽화가, 화가, 조각가로서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토목기사의 아들로 태어났다. 그림에 뛰어난 소실을 보여 다섯 살 때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, 성서와 신화 속에 등장하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았다. 열다섯 살 때에는 이미 재능을 인정받아 잡지에 삽화를 그리기 시작했다.
도레는 당시에 유행하던 인상주의나 사실주의에 따르기보다는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을 구사하며 정확한 소묘와 극적인 구도로 환상과 풍자가 가득한 세계를 구현했다. 1854년 프랑수아 라블레의 <가르강튀아와 팡타그뤼엘>에 실린 삽화로 이름을 날린 뒤 단테의 <신곡>, 밀턴의 <실낙원>, 세르반테스의 <돈키호테>, 셰익스피어의 <템페스트>, 빅토르 위고의 <바다의 일꾼들>, 새뮤얼 콜리지의 <노수부의 노래>, 에드거 앨런 포의 <갈가마귀>를 비롯해 발자크, 샤를 페로, 토머스 무어, 앨프리드 테니슨 등 수많은 작가의 작품에 삽화를 그리며 대중적 인기를 누렸다. 훗날 피카소는 도레의 세밀한선과 터치에 매혹되었으며, 반 고흐는 도레는 '최고의 민중화가'로 꼽기도 했다.
또한 도레는 성서를 주제로 수많은 판화를 제작했는데 사실적이면서 대담한 묘사로 찬사를 받았다. 1865년 프랑스에서 출간된 <성서판화>는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고, 이듬해에 출간된 영어본 역시 엄청난 판매고를 기록했다.
1883년에 생을 마감하기까지 도레는 1만 점이 넘는 판화를 제작하고 200권이 넘는 책에 삽화를 그렸다. 그 전까지 삽화는 텍스트를 잘 표현하는 보조적인 수단에 머무렀지만 도레의 작품은 상상력으로 고전의 지평을 새롭게 열었으며, 그 자체로 명화의 깊이와 울림을 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. 또한 그의 성서 목판화들은 생생한 묘사 덕분에 가톨릭의 교육 자료와, 성서를 모티프로 제작된 <십계> 등의 영화에 중요한 참고 자료로서 활용되기도 했다.
본서는 구약 160점과 신약 81점이 수록된 도레의 <성서판화> 원서에서 구약 53점, 신약 47점을 발췌하였고, 각 그림에 해당하는 성서 구절을 함께 실어 이해를 도왔다. 성서 구절은 <공동번역성서 개정판>(대한성서공회 발행)에서 인용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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