파란클래식1 파란 클래식 기획문, 2004. 기획자가 드리는 편지 제가 다닌 초등학교는 장안에서도 내로라하는 집 아이들이 다니던 이른바 명문학교였습니다. 교육열에 불타던 부모님은 미래를 위해 현실의 고통을 감내할 각오로 저를 그 학교에 보내셨습니다. 하지만 다른 계층의 동급생들 틈에서 겨껑야 할 문화적 충격은 오로지 저의 몫이었습니다. 그 가운데서도 괴로운 일은, TV가 없어서 아이들의 대화에 끼지 못하는 것과, 이름도 알 수 없는 반찬을 싸오는 아이들 틈에서 김치 한 가지를 내놓고 밥을 먹는 일이었습니다. 그리고 한 가지, 잊을 수 없는 일이 있습니다. 점심 시간이나 수업이 끝날 무렵이면 어김없이 낯선 아저씨들이 교실을 찾곤 했습니다. 그분들이 교실을 찾은 이유는 아이들에게 책을 팔기 위해서였지요. 짧은 광고 말이 끝나면 적어도 열댓 명의 아이들.. 2019. 10. 8. 이전 1 다음