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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. 책/3) 2011~2020

역사하는 신문 3_그 사람 김원봉, 그림씨, 2019.

by 양웬리- 2019. 9. 24.

머리말

 

<역사하는 신문> 시리즈는 하루의 역사를 기록한 신문을 통해 천년 동안 이어갈 역사를 재구성, 재평가하기 위해 기획되었다.

  시대가 엄혹할수록 신문기사가 모두 진실 또는 사실만을 기록할 리 없다. 그러나 눈 밝은 시민들은 그 행간을 읽을 수 있을 터이니 기사본말체라는 역사 서술 방식이 공연히 탄생한 것이 아닐 것이다.

  기사본말체는 '사건의 명칭을 제목을 내걸고 그에 관련된 기사를 모두 모아 서술하여 사건의 시말을 기술하는 방식'이니, 앞의 '사건'을 '사람'으로 바꾼다면 이 책 <그 사람 김원봉>의 설명으로 맞춤이다.

   잘 알려져 있다시피 기사본말체는 서술자의 시각은 완전히 배제한 채 전하는 자료만을 편찬한다. 그러하기에 관점과 시각의 왜곡이 불가피한 정치적 사건을 기술하는 데 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. 김원봉은 당연히 '정치적 사건'이 아니라 '사람'이다. 그러나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돌아보건대 그의 삶이 곧 우리의 근현대사이니, 그의 이름을 건 기사본말체 역사서를 편찬하는 것이 무의미하지 않을 것이다. 더욱이 그의 삶에 대한 평가가 정치적 입장에 따라 하늘과 땅만큼이나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떠올린다면 이 책의 의미가 깊고도 높다고 하지 않겠는가.

  김원봉의 삶은 일제강점기의 그것과 광북 후 사망 시점까지의 삶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.

  이 책은 일제강점기 김원봉과 의열단의 활동을 다룬다.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김원봉 삶의 핵심은 일제강점기 그의 활동이라고 여기기 때문이기되 하다. 광복 후 사망까지의 사료 부실 또한 큰 몫을 한다.

 

  책을 꾸민 이로서 한마디만 덧붙인다면, 일제강점기 식민지 시민들의 삶에 대해 우리는 너무 무지한 것이 아닌지 되묻게 된다. 나라를 팔아먹은 자건 나라를 찾고자 하는 이에 대해서건 우리는 너무 모르고 있는 게 아닌가. 그렇다면 훗날 또 다른 시대에 나라를 팔아먹고자 하는 자와 나라를 지키고자 하는 자를 어찌 판별할 것이며, 그들을 어찌 단죄하고 상찬할 것인가.

 

2019년 여름

김흥식